국립국악원 ‘휘영청 둥근달’ 포스터. 국립국악원 제공
한가위 연휴, 보름달 아래 야외 공연부터 대형 스크린과 온라인으로 즐기는 공연까지 다채롭고 풍성한 무대가 차려진다.
국립국악원은 추석 당일인 25일 저녁 7시30분 서울 서초동 야외 공연장 연희마당에서 ‘휘영청 둥근달’을 공연한다. 보름달 아래 대취타와 달맞이·팔월가·방아타령 등 민요 연곡으로 흥을 돋우고, 강강술래와 장구춤이 가미된 판굿 등 전통 춤과 연희가 신명나게 어우러진다. 어름사니(줄꾼) 남창동과 어릿광대 남해웅 부자가 줄타기 공연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공연에 앞서 예악당 잔디광장에선 떡메치기, 고추장 만들기, 귤칩쌀강정 만들기 등 무료 체험 행사도 운영한다.
‘희경루 방회도’. 국립극장 제공
국립남도국악원은 25~26일 전남광주 진도 진악당에서 마당극 ‘대동장터’를 공연한다. 진도 오일장에서 펼쳐지는 ‘장사의 신’ 선발 경연에 약장수, 엿장수, 뻥튀기장수 등이 참여해 펼치는 흥겨운 소동을 다룬 신작이다. 부산국악원은 25일 부산진구 연악당에 ‘희경루 방회도’를 올린다. 1546년 과거에 합격한 동기들이 20여년 뒤 광주 희경루에 모여 벌인 연회 장면을 담은 동명 그림에다 상상력을 동원해 흥겨운 음악극으로 풀어낸 전남광주통합특별시창극단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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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은 연휴 기간 공연장을 찾지 못하는 이들도 즐길 수 있도록 유튜브(youtube.com/gugak1951)로 창극 ‘독갑이댁 수레노래’, 무용극 ‘춘향단전’ 등 7편의 특별공연 영상을 공개한다. ‘독갑이댁 수레노래’는 전쟁으로 터전을 잃고 지리산 골짜기를 떠도는 독갑이댁과 딸 화선의 얘기를 통해 전쟁 상처 치유와 공동체 회복을 다룬 작품이다.
‘독갑이댁 수레노래’. 국립국악원 제공
연극 공연도 다양하게 펼쳐진다. 국립극단은 그리스 신화를 다룬 ‘오이디푸스’를 24일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올린다. 고대 그리스 신화 속 테베 왕가의 비극을 다룬 소포클레스의 고전을 독일 극작가 롤란트 시멜페니히가 재해석한 작품 ‘안트로 폴리스’ 5부작 가운데 3부로, 재난이 뒤덮어 가축은 물론 아이들도 살아남기 어려운 도시를 배경으로 익숙한 신화를 새로운 시선으로 읽어내며 연대와 돌봄이라는 동시대 화두를 담아낸다. ‘안트로 폴리스’는 2024년 독일 ‘올해의 연극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국립극단이 지난해 공연한 1부 ‘프롤로그/디오니소스’는 동아연극상 작품상 등을 수상했고, 2부 ‘라이오스’도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연기상 후보에 오르는 등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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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는 강량원이 연출을 맡았다. 국립극단이 올해 12월까지 5부작 공연을 완료하는 만큼 지난해 1·2부를 본 관객에겐 빠뜨릴 수 없는 공연이다. 추석 연휴엔 특별할인(최대 40%)이 적용된다.
‘안트로 폴리스’ 5부작 중 3부 ‘오이디푸스’. 국립극단 제공
‘옥상 밭 고추는 왜’. 서울문화재단 제공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펼쳐질 ‘옥상 밭 고추는 왜’도 눈여겨볼 작품이다. 김광보 연출, 장우재 작가의 작품으로, 304호 빌라 노인이 옥상에 심은 고추를 이웃이 따가면서 생기는 사소한 얘기를 통해 재개발을 둘러싼 욕망과 윤리, 정의의 문제를 다룬다. 한가위 당일 공연은 없지만, 그 외 연휴 기간(24·26·27일) 공연장을 찾는 관객에겐 30% 특별할인 혜택을 준다. 올해 12월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원로 연출가 5명의 작품을 펼쳐내는 ‘쿼드, 연극 질문들’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이다.
‘서쪽 나라의 멋쟁이’. ⓒMarc Brenner
국립극장은 한가위 당일부터 영국 최신 연극 3편을 해오름극장 초대형 스크린에 잇따라 펼쳐낸다. ‘서쪽 나라의 멋쟁이’ ‘모두가 나의 아들’ ‘더 피프스 스텝’이다. 영국 국립극장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선보인 연극 공연 실황을 고화질 영상으로 촬영해 전세계 극장에 개봉하는 프로젝트 엔티라이브(NT Live)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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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쪽 나라의 멋쟁이’(25일)는 아일랜드 문학의 거장 존 밀링턴 싱의 작품으로, 살인자가 영웅이 된 마을을 배경으로 인간의 허영과 군중심리를 풍자하는 블랙코미디다. 넷플릭스 화제작 ‘브리저튼’의 니컬라 코클런이 출연한다. ‘모두가 나의 아들’(26일)은 아서 밀러의 대표작을 연출가 이보 판호버가 새롭게 해석한 작품으로, 올해 올리비에상 최우수 리바이벌상을 수상했다. ‘더 피프스 스텝’(27일)은 데이비드 아일랜드의 신작으로, 올리비에상 수상자 잭 로던과 에미상을 받은 마틴 프리먼이 무대에 올라 팽팽한 심리전을 벌이는 2인극이다.
국립극장은 또 달오름극장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대중가요로 서민의 삶을 풀어낸 음악극 ‘백만사’(24~26일)를 선보인다. 지난 3일 시작한 ‘창극 중심 세계 음악극 축제’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작품으로,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 박진영의 ‘허니’, 아이유의 ‘너의 의미’ 등 지난 100년간 사랑받아온 대중가요 42곡을 작품에 담아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음악극 ‘백만사’. 혜성컴퍼니 제공
서울 연희예술극장에선 제주 4·3 사건 당시 살기 위해 숨어야 했던 이들의 필사적인 숨바꼭질을 소재로 한 ‘곱을락’(25~27일)을 무대에 올린다. 관객과 배우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센싱·위치 추적 기술과 공연 예술이 결합한 인터랙티브 이머시브 연극으로, 관객은 90분 동안 직접 걷고, 찾는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래 대취타와 달맞이